⌛ 어디서든 어떻게든

『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의 기획자로서 제가 이 책에 처음 느낀 첫째 매력은, 영미권에 번역되는 일도 드문 일본 대중소설이 미국과 영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두 번째 매력은 기획 당시 국내에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힐링소설이 여전히 유행하고 있었는데 그 시장에 진입하는 데 손색없는 책이라는 점이었고요. 물론 이미 11년 전에 국내에 『모리사키 서점의 나날들』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바 있는 책인 만큼 복간을 통해 빠르게 출간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었죠. 그러나 실제로 이 책을 편집하며 제가 가장 크게 느낀 매력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이 소설이 독서가라면 누구나에게 있을 ‘그날 밤’에 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입니다.

🌝같은 밤을 보낸 사람들에게 보내는 초대장

오늘의 셰프에게는 『상실의 시대』가, 다카코에게는 『어느 소녀의 죽음까지』가 있었듯 우리 각자에게 독서가로서의 삶을 시작하게 한 책과 그때의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출판은 계속 사양산업이라는 말을 듣지만 그럼에도 계속해서 독서가가 탄생하고 독서가의 삶이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텍스트도 한 HIP합니다
MZ세대에게는 텍스트도 힙한 콘텐츠로 여겨집니다. 『순수의 시대』를 읽는 뉴진스, 서울국제도서전을 찾는 관람객들, 온오프라인 북클럽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모두 HIP하게 텍스트를 즐기고 있어요. '지적 허영'일 뿐이라고 일축하는 말도 있지만, 뭐 어떻습니까? 의도야 어떻든 읽는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걸요.

지난 호에서는 우리에게 아직 희망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여전히 멸종은 진행중이라는 이정모 작가의 신작을 만나봤습니다. 기후 위기를 걱정하며 불안에 떨고 있는  『찬란한 멸종』 집중력의 위기는 지금을 사는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있다보니 많은 분들이 이번 레터를 유심히 보셨을 것 같아요. 집중력에 대한 더 궁금한 점은 꼭 책을 통해 확인해보세요! 

지구에 버려지는 쓰레기를 조금이나마 줄이고 싶어서 요즘 음식 남기지 않고 다 먹기 챌린지를 하고 있어요. 보통 돈가스 같은 걸 시킬 때 곁들임으로 나오는 밥은 빼고 달라고 하거나 공깃밥 한 개를 두 명이서 나눠 먹는 식으로요. 챌린지를 시작한 이후로 매일 점심시간에 지구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또 뭐가 있을지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