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처음으로

안녕하세요. 에디터 OH입니다. 지난해 3월 22일, 1호를 시작으로 원바이트를 발행한 지 1년이 되었습니다. 23개의 맛을 구독자 분들에게 선보인 1년 동안 원바이트팀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은 질문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책 읽는 즐거움을 많은 사람들과 나눌 수 있을까❞

 

1주년을 맞아 원바이트는 최초의 질문으로 다시 돌아갑니다. 우리는 왜 책을 읽어야 할까요? 그리고 왜 책 읽기를 권해야 할까요? 오늘은 이 질문을 따라 가보겠습니다. 그래서 준비한 오늘의 맛 "독서하는 이유"입니다.

여러 답변을 읽어보니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는 의견이 대다수였습니다. 어느 답변자분의 말처럼 일상에 도움이 되는 실용서부터 끝없는 상상을 담은 소설까지 수많은 가능성과 이야기가 담겨있는 것이 책의 매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답변자 중 절반이 서점 큐레이션이나 SNS 광고를 보고 책을 고른다는 답변을 남겨주셨습니다. 유명인의 추천이나 수상 타이틀보다 서점이나 SNS에서 소개하는 광고 문구를 보고 내 취향을 저격한 책을 고르는 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궁예해봅니다. (기타 의견도 궁금한데 자세한 답변을 안 남겨주셨네요😅)

독서하면 습관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따라붙습니다. 취미에서 그치지 않고 독서하는 습관을 들일 만큼 우리의 삶에서 독서가 가지는 장점, 의미가 큰 게 아닐까요? 여러분의 독서 생활을 위해 애독가 여러분의 꿀팁을 참고해보시길요!

연간 종합 독서율은 47.5%,

1인당 독서량은 4.5권

─ ‘2021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연간 종합 독서율은 1년간 교과서와 학습 참고서, 수험서, 잡지, 만화 등을 제외한  일반도서를 한 권 이상 읽거나 들은 사람의 비율

대형 OTT와 SNS가 만들어내는 콘텐츠가 범람하는 요즘입니다. 강렬한 재미와 자극이 일상의 불안을 잊게 하고, 해결하고 싶은 문제는 검색만 하면 간단하게 답이 나옵니다. 그런데 우리는 왜 책을 읽어야 할까요? 이 질문을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하는 출판 관계자 4명에게 물어봤습니다. 

• 안현재 : 예스24 PD

[문] 유진목 작가가 책에 대해 이렇게 쓴 글이 있어요. “책은 나를 살아 있는 사람, 지각하는 사람, 생각하는 사람, 반성하는 사람, 변화하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게 해준다” 이 문장처럼 책은 저에게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요. 책은 제 삶에서 무얼 더하고 빼는 것이 점점 버거워져 다른 삶이 상상이 되지 않을 때, 혹은 새로운 지식과 다채로운 경험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을 때 가장 좋은 친구이자 도구입니다.

[최] 생동감 넘치는 연극부터 미장센과 영상미를 즐길 수 있는 영상 콘텐츠, 그리고 함께 호흡하고 대화하는 것 같은 라디오 콘텐츠. 그들은 각각의 영역에서 각자의 재미를 전합니다. 책도 마찬가지죠. 책 읽기는 책으로만 전할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예를 들면 콘텐츠를 즐길 속도를 내가 스스로 정할 수 있다거나, 상상의 영역을 극한까지 추구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문장을 읽을 때만 받을 수 있는 고요의 정서 같은 것이 있습니다. 책은 그런 즐거움을 주기에 여전히 읽히는 것일지 모릅니다. 그렇기에 생의 빠른 속도에 지쳤거나 10초 앞으로 버튼 같은 것에 염증이 느껴진다면, 책을 잡아 보세요. 책은 당신이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콘텐츠니까요.

[안] '읽어 나가다'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책을 펼치고, 활자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앞으로 나아가는 진취적인 의미가 담겨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은 내가 아닌 '누군가'가 글로 쓴 생각입니다. 소설을 읽으면 경험하지 못했던 세상을 상상할 수 있고, 물리학 책을 읽는다면 물리학의 관점으로 만물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죠.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책이 있지만 모든 책의 공통점은 읽고 나면 조금이라도 나아감이 있다는 것입니다. 내 생각과 다른 책이 있다구요? 아무런 도움을 얻지 못했다구요? 그 내용을 읽으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게 되는 것 역시 또다른 나아감입니다. 읽어 나감으로써 나아감. 이것이 바로 책 읽기의 가장 큰 즐거움이라고 생각합니다.

[현] 『리버보이』를 꼽고 싶어요! 보통 글을 읽으면 서사나 이미지로 기억하는데요, 『리버 보이』는 읽은지 10년도 더 지나 이제는 구체적인 스토리는 기억나지 않지만 세찬 물살을 맞은 듯한 생생한 감각이 제일 먼저 떠올라서, 이렇게 색다른 감동을 주는 책도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그 뒤로 한동안 팀 보울러 신간을 샅샅이 찾아 읽으면서 『스타시커』도 무척 좋아했답니다. 어린 시절 정말 좋아했던 책을 만들었던 출판사에서 어른이 되어 일하게 되어 남다른 감회에 조금 더 소중한 독서의 추억이 되었네요(담당하는 분야는 다르지만요). 옆자리 팀에서 곧 있으면 팀 보울러 작품들을 개정한단 소식에 혼자 속으로 설레면서 기대하는 중인 요즘이에요.

 

[문] 제 인생 책이라고 할 수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다른 에세이와는 달리 10년 동안의 마라톤과 달리기 일지를 모은 일종의 운동 기록인데요. 운동기구가 필요 없고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이유로 가볍게 시작한 달리기는 작가 하루키의 삶에서 ‘재즈’만큼 뗄 수 없는 부분이 되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달리기라는 소재를 통해 꾸준히 정진하는 삶의 위대함과 소박한 행복을 엿볼 수 있어요. 거창한 성취가 아니어도 단정하게 짜인 일상과 루틴이 우리를 꾸준히 성장하게 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달리기는 매번 한계를 맛보게 하면서도 어느 날 조금씩 나아지는 성취를 맛보게 하고, 가끔 실패하더라도 적어도 끝까지 걷지 않았다고 위안을 주며 작가 하루키를 일으켜요. 저도 이 책을 보고 난 뒤 마라톤을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늘어진 몸을 일으켜 운동화 끈을 묶고 밖으로 나가게 했던 책입니다.

 

[안] 다소 이상적이지만 세상에 나쁜 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겐 도움되지 않았던 책이 누군가에겐 인생책이 될 수도 있죠. 오랜 시간이 지난 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흔히 고전이라고 불리는 책들이죠. 인쇄된 활자는 바뀌지 않지만 책이 출간된 시대를 읽을 수 있다는 점은 물론, 읽는 시대에 따라 내용이 다르게 해석된다는 점에서 읽을 가치가 충분합니다. 양서를 고르기 위해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골라 읽겠다는 마음보다 그냥 끌리는 책을 일단 책을 읽어보는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완독을 할 필요도 없습니다. 읽다가 그만 둬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펼쳐진 책, 누군가가 읽고 있는 책이 가장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최] 당연한 말이지만, 나에게 맞는 책이 좋은 책이지 않을까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왜냐하면 ’나에게 맞는‘ 이라는 조건은 카멜레온 혹은 여름 날 생선 가판대의 고등어 같아서 자주 변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진짜 좋은 책은 무엇일까요? 어떤 책이 시대를 견디고 시간을 이길 수 있을까요? 그건 아마도 현재의 유행에 휩쓸리지 않으며, 본질에 가까운 질문을 던지는 책, 그런 질문을 그럴듯한 이야기 그릇에 담아 놓은 책, 그래서 읽기에 재밌고 읽고 난 뒤에 곧장 잠에 빠질 수 없는 책. 그런 책이 좋은 책이 아닐까 합니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책 읽기가 즐거운 이유는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책을 통해 우리가 만난 세상은 책을 덮는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책 속의 문장은 삶을 더욱 빛나게 하는 광택제가 되기도, 고난의 순간을 버티게 하는 활력소가 되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삶이 다채롭고 영롱하길 바라며 1BITE는 앞으로도 맛있는 책 이야기를 들고 찾아오겠습니다.

ps. 인터뷰에 응해주신 네 분께 감사드립니다.

『브레이브』부터 『절제 수업』까지, 1년 동안 1BITE가 다룬 23가지 맛에는 셰프들의 글과 에디터의 고민, 구독자분들의 시간이 담겨 있습니다. 인문서, 경제경영, 어린이, 청소년문학, 에세이, SF 문학, 고전문학 등 독서 편식(에디터도 예외는 아닙니다)을 물리치는 고른 메뉴 구성으로 다양한 입맛의 독자분들을 만족시켜왔어요.

"덕분에 책 미식가가 되고 있어요"

"한 입으로 책을 알 수 없지만, 한 입으로라도 책을 느낄 수 있도록

 매번 레터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소개해 준 책을 회사 도서실에 구매해달라고 그대로 구매목록으로 넘긴답니다."

"좋은 책 소개와 독자님들의 리뷰를 읽으며 집으로 귀가 중입니다.

 덕분에 귀갓길이 풍요롭고 두근거립니다"

1BITE와 일상을 함께하고 있는 독자분들의 리뷰를 보며 1BITE 팀도 큰 힘을 얻어 더 맛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는 열의를 다지고 있습니다. 특히나 지난해의 아쉬운 점들을 보완해서 올해부터는 더 깊은맛이 나는 글을 만들기 위해 밤낮없이 고민을 거듭하고 있어요. 그래서인지 요즘 부쩍 구독자분들의 리뷰가 늘어난 것 같아 뿌듯합니다.

올해는 레터의 퀄리티를 높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친밀하게 구독자분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예정입니다. 먼저 살짝 스포를 하자면, 하반기에는 독서 모임 런칭을 목표로 여러 채널을 알아보고 기획하고 있습니다. 그에 앞서 6월에 있을 서울국제도서전에서도 직접 구독자분들을 만날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 자정이 넘어 잠드는 것
🙅🏼‍♀️ 매번 같은 고민을 하소연하며 개선이 없는 지인의 감정쓰레기통이 되는 것
🙅🏻‍♂️ 달디단 젤리 먹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