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에디터 OH입니다. 여러분은 '고전'을 좋아하시나요? 저는 고전을 꽤나 좋아하는 편입니다. 출판사 별로 문학 전집을 모으기도 하고 '고전 읽기'에 대한 책도 곧잘 보는 편이에요. 하지만 책장에 꽂아둔 채 '언젠가는 읽어야지'하고 바라보는 시간이 더 많습니다.
우리가 어떤 책을 '고전'이라고 하는지는 정해진 게 없지만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 동의할 것 같아요. ─'이름이나 정보는 익히 들어봤지만 직접 읽어본 적 없는 책'. 특히나 요즘 유튜브에는 '10분만에 읽는 OOO'이라는 영상들이 올라와 우리의 시간과 노력을 아껴주고 있기에 고전은 정말 고전으로만 남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독자들이 고전을 갈망하는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이번 레터에서는 '익히 들어봤지만 직접 읽어본 적 없는' 작품 하면 손에 꼽을 만한 작품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1BITE(원바이트) 6번째 '오늘의 맛'은 토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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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역경을 겪더라도 생명은 아름다운 것이며 삶만큼 진실한 것은 없다.
명실상부 한국 문학사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자리하고 있는 박경리의 대하소설.
한국 문학사의 걸작을 현대적 감각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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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박경리’와 ‘토지’라는 이름을 모르는 분들은 거의 없을 것 같아요. 1969년부터 1994년까지 장장 26년이라는 세월 동안 쓰인 『토지』는 내년이면 완간 30주년이 되는데요, 3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음에도 지금을 살고 있는 한국인이라면 (읽어보진 않았더라도) 누구나 알고 있는 문학작품이라는 점에서 대하소설 『토지』의 위대함은 이미 증명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만큼 완성도 높고 의미 깊은 작품이라는 방증이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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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최대한 간략하게 『토지』를 소개해 보자면, 한말부터 일제강점기 그리고 해방의 그날까지 우리 근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이 선명하게 기록한 대하소설입니다. 작품의 내용뿐 아니라 한 문장 한 문장 빛나는 문체에서도 우리말의 미적 감각을 첨예하게 보여주고 있죠. 그렇기에 『토지』는 우리 민족이 겪은 피탈의 상처들을 아우르며 격변하는 시대 속 한민족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 20세기 최고의 한국문학의 결정체라 평가받는 작품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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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넘어 서사에 담긴 힘을 느끼길
사실 많은 분들이 『토지』의 방대한 분량 앞에서 부담감을 먼저 느끼고 선뜻 읽기를 시작하지 못한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같아요. 그런 분들에게 이 작품을 읽어야 할 이유를 설명드리면서 부담감을 가중시키고 싶진 않습니다. 그래도 박경리 작가님의 작품을 경험해 보고 싶다면, 다른 작품을 먼저 읽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토지』를 출간하기 이전에 저희 팀에서 박경리 작가님의 다른 책들을 먼저 출간했는데 그중에 『돌아온 고양이』라는 동화책이 있어요. 초등학교 고학년에게 적당한 동화가 아닌가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데요, 여하튼 이 동화의 분량이 짧아서 텍스트 타이핑 작업을 제가 직접 했었거든요. 최근에 동화를 별로 접해볼 일 없었던 저는, 뭐 아이들을 위한 다소 유치한(?) 내용이겠지, 생각하며 기계적으로 타이핑을 치고 있었죠. 그런데, 전체의 20% 정도 타이핑을 했을 때쯤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와, 문장이 정말 범상치 않다. 수십 년 전에 쓴 문장인데, 지금 읽어도 이토록 완벽하고 아름답게 울리는 문장이라니…….’ 라는 생각이요. 그리고……, 90% 정도 타이핑을 완성했을 때 울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어요. 정말 감동 그 자체였어요. 모든 문장이 주는 고결함도 고결함이었지만, 아무것도 아닌 듯한 평범한 인물, 평범한 사건에서 너무나 큰 사회적 은유를 느끼게 한달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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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는 『돌아온 고양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분량이지만, 『토지』도 똑같다고 자신합니다. 고결하고 완벽한 문장의 힘과 나처럼 우리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질곡의 세월을 어떻게 살아내는가를 너무도 생생하게 전해주는 서사의 힘이 말이죠. 저는 평소 이런 거창한 수식어를 쓰는 것에 살짝 거부감이 있는데, 『토지』와 박경리 작가님을 이야기할 땐 전혀 부담감이 없어요. 인류애! 네, 박경리 작가님의 모든 작품에는 인류애가 저변에 빼곡히 깔려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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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아는 고전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노력
『토지』를 읽으시는 독자분들도 읽기 시작하기까지 큰마음을 먹어야 하듯이 책을 만드는 편집자에게도 남다른 각오가 필요했습니다. 보통 단행본 도서를 만들 때 한 명의 편집자가 책임편집을 담당하는데요, 이번엔 특별하게 저희 팀 전체가 함께 했어요. 편집자 넷, 디자이너 하나, 총 다섯인 우리 팀 구성원들은 수개월 동안 일심동체로 『토지』 만들기에 집중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가뜩이나 좋았던 팀워크가 어림잡아 다섯 배쯤 좋아지기도 했죠. 이미 완성된 지 30여 년이 된 이 작품이 최대한 오류 없이, 최대한 훼손 없이 독자들께 전달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어휘 풀이와 인물 계보도 등도 새롭게 정비하면서 좀 더 간결하고 정확하게 독자들께 이해되도록 노력했고요. 그리고 박경리 선생님이 생전에 쓰셨던 「『토지』를 쓰던 세월」이라는 제목의 에세이를 최초로 수록하기도 했습니다. (이 글은 오직 이번 2023년판 『토지』에서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큰 프로젝트다보니 독자분들의 반응이 제일 궁금했어요. 오랜만에 리뉴얼된 『토지』를 어떻게 독자들이 바라봐 주실지 궁금한 마음에 알라딘과 예스24 2곳에서 출간 전 북펀딩도 진행했습니다. 두 곳 모두에서 목표 금액보다 훨씬 높은 결과를 달성했습니다. 목표 금액을 조금 겸손하게(?) 설정한 점도 있었지만, 처음엔 그 겸손한 목표 금액도 달성하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담당자로서의 어쩔 수 없는 불안함을 가졌던 게 사실이에요. 그래도 오픈 첫날 모두 목표 금액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사전 펀딩에서부터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전해주신 독자님들께 감사한 마음이 가장 크지만, 훌륭한 작품은 아무리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바뀌어도 사람들에게 읽힌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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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박경리 작가님이 타계한지 15주기가 되는 해입니다. 『토지』를 비롯해 또다른 명작 『김약국의 딸들』과 박경리 작가님의 유고 산문 『일본산고』, 앞서 언급했던 동화 『돌아온 고양이』가 15주기를 맞아 다시 출간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박경리 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애가』 『표류도』 『성녀와 마녀』 등 10종 정도의 장편소설이 올해 하반기에 여러분을 찾아갈 예정이고, 내년에도 소설 5종과 시집, 산문집을 차례대로 출간하려고 합니다.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지금의 독자들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갈 예정이니 여러분의 일상을 풍요롭게 만들어 줄 '박경리 컬렉션'에 많은 기대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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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서울국제도서전 기간, 한 트위터 계정에 이런 글(▶)이 올라왔습니다.
서희 아씨 PICK! 『토지』 세계관 공식 미남 길상이가 도서전 관람객들의 마음까지 흔든 것 같네요. 『토지』가 대하소설이다보니 작품 전체에 등장하는 인물의 수가 대략 700여 명이라고 하는데요, 이 중에 한 명쯤 우리의 마음을 훔치는 것은 당연하겠죠? 길상이 얼굴이 궁금하신 분, 그렇다면 서희 아씨는 또 어떤 매력이 있는지 궁금하시다면 아래 링크로 맛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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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유명한 작가, 책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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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를 유명 고전소설로만 알던 제가 <박경리 뮤지엄>에서 선생님의 흔적을 만나고 감동의 눈물을 또르르💧 한 사람이 하나의 작품을 26년간, 그것도 4만 여장의 원고를 썼다는 사실이 얼마나 대단한지요. 전시된 육필 원고, 서문 몇 자 읽었을 뿐인데 선생님이 얼마나 사람을 사랑하셨는지, 기교 없이 담백한 문장이 왜 그리도 따뜻하게 느껴졌는지요. 『토지』가 왜 토지인지 비로소 마음에 울림을 주는 시간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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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도서전에서 나이가 지긋하신 독자님이 토지존에서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셨어요. 본인이 박경리 작가님을 무척 좋아하신다고요. 그래서 제가 <박경리 뮤지엄>에 꼭 방문해 보시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토지』가 조금이라도 궁금한 분이라면 <박경리 뮤지엄>에서 선생님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세요. 『토지』를 읽고 알아갈 이유가 충분해지리라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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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리 작가의 문학세계에서 『토지』만큼이나 중요한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장편소설 『김약국의 딸들』입니다. 박경리 작가의 작품은 세세한 시대와 배경 묘사로 인물들의 생명력이 넘치는 문체가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김약국의 딸들』에서도 그 특징이 도드라집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작품은 1965년 영화로, 2005년 드라마도 만들어졌는데요, 언젠가 넷플릭스 시리즈 『김약국의 딸들』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
박경리 작가는 소설 외에도 시집, 동화, 산문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많은 작품을 남겼습니다. 특히 일본 식민지 시절을 직접 경험한 세대라는 시대 정신을 가지고 유고 산문을 썼습니다. "나는 철두철미 반일 작가입니다"라는 강한 어조로 쓰인 『일본 산고』는 계속되는 일본의 역사 왜곡과 제자리를 밟고만 있는 과거사 청산이 여전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글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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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우정 도둑』편을 읽은 독자 분들이 이런 말을 남겨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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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서 어느 부분을 가장 재밌게 읽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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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은 투명한 사랑이다. 우정은 일순간 가치가 폭락하는 사랑과는 달리 차근차근 가치가 쌓인다.' 라는 부분이 좋았어요.
─ 방명* 님 |
우정도둑을 더 깊게 읽는 방법에서 소개한 금발이 너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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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지혜 작가는 『데미안』을 읽고 자신의 독서 취향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고백하는데요, 여러분에게도 이런 '인생책'이 있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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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에 표지가 너무 따듯해서 무작정 사서 보게 된 '오후도 서점 이야기'가 저에겐 그런 책입니다. 취향을 바꿨다기 보단 유명소설이나 무협지위주로만 보던 저였는데 일본풍의 슬로우 무비라던가 힐링소설을 읽게되기도 했고, 무엇보다 고등학교 이후 20년간 거의 읽지 않던 책을 한달에 많게는 10권이상 읽게 되는 다독 생활로 바꾸어 주었습니다. 감히 제 인생책이라고 말할 수 있네요~
─ 가우* 님 |
이전에는 재미있고 짧은 소설을 선호했는데 서보 머그더의 <도어>를 읽고 두껍고 지난한 소설의 묘미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가까운 듯 멀어지고 다시 가까워지다 멀어지기를 반복하다는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되는 소설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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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 맛있었나요?
이번 호를 읽고 여러분과 함께 이야기 하고 싶은 주제가 생겼어요. 아래 링크를 통해 이번 호 맛 평가도 하고 여러분의 생각도 들려주세요. 추첨을 통해 5분에게 토지 1권을 선물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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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마어마한 분량으로 우리를 압도하는 책들을 '벽돌책'이라고 하죠. 여러분이 정복한 벽돌책이 있나요? 어떤 책인지 궁금해요. 그 책을 정복하기까지 얼마나 걸렸는지, 어떤 노력을 했는지도 알려주세요.
👄 수줍은 고백을 하자면, editor OH의 책장 한편은 '보르헤스' 컬렉션이 자리하고 있어요. 특유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좋아해서 하나, 둘 모으게 되더라고요. 여러분에게도 책장 한편을 내어준 나만의 컬렉션이 있나요? 나만의 컬렉션은 어떻게 꾸려지고 있나요? 있다면 알려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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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2 - 믿음소망사랑 중 왜 사랑이 제일이냐면요...
7/26 - 피서는 역시 에어컨이 빵빵한 미술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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