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자이너가 발견한 보석같은 이야기

동명의 원작을 찾다보니 국내에선 절판 상태였고, 어렵게 중고로 책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책은 애니메이션과는 또 다른, 조금은 더 투박한 그림체와 서툰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느껴졌는데요. 누구나 자신의 주변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이 책을 만나고 저는 고민했어요. 디자이너지만 이처럼 작품성을 가진 책을 되살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팀원들에게 이 책을 소개했고, 『로봇 드림』을 출간하면 어떨지 제안했습니다. 다행히 팀원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마침 애니메이션이 국내 개봉을 준비하고 있어서 개봉일에 맞춰 발 빠르게 복간 작업을 하게 되었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로봇 드림』의 매력 포인트는 바로 '대사 없음'입니다. 개와 로봇이라는 캐릭터를 더 이들답게 만들어주는 것 또한 이 '대사 없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에서도 의성어, 의태어만이 사운드를 담당하고 있지요. 저자 사라 바론은 사람을 그리는 데 서툴러 인간이 아닌 생명체를 주인공으로 삼았다고 하는데요, 인간 캐릭터가 아니기에 더욱 이들에게 나와 내 주변의 다양한 관계를 자연스럽게 투영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 인터뷰에서 바론이 밝히길, 『로봇 드림』은 처음에 개가 로봇을 만들고 그를 해변에 버리는 8페이지짜리 짧은 이야기로 시작되었다고 해요. 그 이야기가 지금의 작품처럼 ‘우정’과 ‘사랑’이라는 키워드의 감동적인 서사로 발전되었다고 하니, 그래픽 노블이라는 장르의 속성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우정’과 ‘사랑’이라는 관계는 보는 이의 상황에 따라 연인이나 친구 간의 관계일 수도,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로 그려질 수도 있으며 반려동물과 인간의 관계에 대입해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려 로봇을 맞이하면서 행복한 한때를 보낸 개이지만 뜻하지 않게 서툰 이별을 하게 된 후 다양한 인연을 통해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개의 모습에서 한없이 가깝다가도 멀어지는 수많은 인연에 대해 떠올려 볼 수 있었습니다.

🤓 원작의 맛, 영화의 맛

『로봇 드림』은 애니메이션을 비교해 가며 보는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원작에는 특정한 지정학적 위치가 없지만, 애니메이션에서는 1980년대 미국 뉴욕을 배경 삼아 세계 무역 센터의 쌍둥이 빌딩 등 그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풍경을 선연히 담아냅니다. 또한 원작에서는 개와 로봇이 도서관에 들러 〈천공의 성 라퓨타〉를 빌려 함께 관람하는데, 애니메이션에서는 〈오즈의 마법사〉를 함께 관람하고, 로봇의 꿈속에서 〈오즈의 마법사〉의 장면들이 오마주 되기도 합니다. 2007년에 선보인 원작의 시대적 특성상 『강아지 해변 즐기기』나 『로봇 수리 안내서』 등 다양한 정보를 서적에서 얻는 반면, 애니메이션은 이러한 정보 습득 과정을 생략하고 개의 과감한 행동력에 좀 더 초점을 맞추어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 밖에도 많은 비교 포인트를 찾으며 『로봇 드림』을 즐길 수 있는데요, 눈물이 핑 도는 결말의 다른 부분 찾기는 독자분들이 ‘직접’ 확인해 보시면 어떨까요?

관계를 어떻게 맺고, 어떻게 유지해야 할 것인지 만큼 중요한 것은 관계를 적절할 때 매듭짓는 방법, 매듭지은 후 추억하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늘 이 관계가 무탈하게 지속된다고 생각하지만, 우정이나 사랑 등 그 어떤 관계도 영원하리라 장담할 수는 없잖아요. 『로봇 드림』은 바라보기만 해도 흐뭇한 꽉 닫힌 해피엔딩이 아니지만 오히려 활짝 열린 엔딩이라 개와 로봇의 행복을 더욱 응원하고 싶어집니다. 또 내가 가진 관계들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내가 어떻게 대해야 할지 더 열린 마음으로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작품이었습니다. 

 ─ editor OH

'먼저 바보가 되어야 한다'라는 1BITE의 타이틀을 보고 흥미가 생겼어요! 생각하지 못한 접근이라 해야 할까. 책을 읽으면 나는 어떤 삶을 살지 좀 더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노래에 끝없는 호기심이 생겨요! 가수들을 보면서 어떻게 저런 목소리를 타고났을까, 노래를 잘하는 방법은 뭘까 하고 계속 궁금함이 들어요. 그래서 마음에 드는 가수 영상은 봤던 걸 또 보고, 또 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