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마케터가 가장 기쁠 때는 언제일까요? 내가 담당한 책이 베스트셀러에 올랐을 때이겠죠. 늘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지만, 제가 팔아야 할 책은 다른 분야,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매번 새로운 일을 마주하는 기분입니다. 출간을 앞두고 늘 치열하게 고민하고 준비하지만, 가장 막막할 때는 마케팅 예산을 많이 쓰기 어려운 경우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마케팅을 한다면 어떤 책이라도 베스트셀러가 될 가능성이 커지겠지만, 사실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을 결코 좋은 마케팅이라고 할 수도 없고, 마케팅의 본질은 결국 적은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일명 '나이키 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말이 들리기 시작했을 때, 나이키라는 세계적인 브랜드도 이런 고민을 했던 시절이 있었을지 궁금했습니다. 제 머릿속에서 떠오른 나이키의 이미지는 유명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들의 모습이 담긴 화려한 광고였거든요.

🚐아이디어는 결핍에서 나온다

20여 년 전의 나이키는 조금은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나이키 최고마케팅 담당자 그레그 호프먼이 아직은 초보 마케터였던 1994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스포츠 행사, 월드컵이 미국 9개 도시에 걸쳐 개최되는 해였습니다. 1994년 월드컵은 역대 월드컵 통산 동원 관객 수 1위를 차지한 대회로 전 세계의 스포츠 팬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많은 브랜드들은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며 월드컵 특수를 노렸고, 특히 아디다스는 공인구 제작에 참여하며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어필했죠.

나이키는 어땠을까요? 당시 나이키는 농구, 육상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었지만 축구 시장에는 발을 들여놓지도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지도 못했고, 당시 마케팅에 배정된 예산은 고작 1만 달러 (약 1300만 원)가 전부였습니다. 그레그 호프먼은 그때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자원이 부족했기 때문에 우리의 감각은 더욱 날카로워지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호프먼은 1만 달러를 가지고 회사 주차장에서 썩어가던 밴을 개조합니다. 까맣게 외벽을 칠하고 후드에는 스우시를 그렸습니다. 차 문을 열면 나이키가 후원하는 선수들의 배너가 보일 수 있게 해 하나의 쇼룸처럼 꾸밉니다. 이 밴을 가지고 경기장을 돌아다니며 축구팬들을 직접 만나 나이키에 대한 경험을 소비자에게 제공했다고 합니다. 이 마케팅은 아주 성공적이었고, 월드컵을 넘어 농구, 야구와 같은 다른 스포츠에도 이 방법을 적용했습니다.

🙆나라는 위대함을 믿어

그레그 호프먼은 '브랜드란 고객과의 감정적인 연결을 해야 한다'라고 하는데요, 구독자 여러분에게는 자꾸만 마음이 가는, '나만의 브랜드'가 있나요? 유명한 브랜드도 좋고, 아직은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도 좋아요. 여러분의 덕심을 보여주세요! 

• 유명한 브랜드도 좋고, 아직은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도 좋아요.
• 이 브랜드를 경험하기 좋은 제품이나, 공간이 있다면 함께 알려주세요.
• 특별하게 기억나는 브랜딩·마케팅 사례가 있다면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