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뉴스레터 1BITE의 editor NU입니다. 갑작스러운 TMI지만, 저는 복싱장을 다녔던 적이 있습니다. 몸이 잘 따라주진 않았지만, 무척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저는 겨우 1달 반만에 그 복싱장에 더는 나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아가씨는 어쩌다 복싱을 하게 됐어?" 질문하시는 분들은 순수한 궁금증이었겠지만, 매번 같은 질문을 듣는 건 조금 힘든 일이더라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질문을 들으며 저도 '내가 특이하고 이상한 건가?'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 복싱장을 등록할 때의 당당함은 사라지고, 사소하지만 편견어린 시선에 저도 저 자신을 그렇게 규정해버린 거죠. 전혀 그럴 이유가 없었는데 말이에요.
살다보면 우리는 여러 차별과 편견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것이 틀렸다는 걸 알면서도, 맞서기란 마음처럼 쉽지는 않아요. 그래서 작품을 통해 그런 주인공을 만나게 되면 그 통쾌함이 배가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준비한 통쾌함 100배! 저의 마음속에 작은 반성과 큰 시원함을 남겨준 바로 그 책,
🍽️1BITE(원바이트) 12번째 '오늘의 맛'은 레슨 인 케미스트리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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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차별과 편견에 당당하게 맞선 이과 여자 엘리자베스의 인생 수업
"자신을 믿고 한계를 거부하는 여성은 어디든 간다!"
1690년대 미국, 아름답고 전도유망한 화학자에서 비혼모로 홀로 딸을 키우며 모든 계층과 규칙과 시스템에 도전한 엘리자베스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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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f. 이상화 (『레슨 인 케미스트리』 편집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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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예상치 못했던 시련과 역경이 닥쳐왔던 경험, 한번쯤은 있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패와 상실은 대개 개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일어납니다. 그때마다 '해봐야 안 될 거야'라는 목소리가 들려오죠. 그 목소리는 스스로의 비관일 수도 있고, 외부에서 오는 편견이나 차별일 수도 있어요. 열 번 도전하면 아홉 번은 실패하고 한 번 겨우 성공하는 것이 인생의 순리지만, 막상 실패를 경험하다 보면 무릎이 꺾이고 풀이 죽는 게 사람입니다.
하지만 『레슨 인 케미스트리』의 주인공 엘리자베스는 합리주의자 'T형 영웅'으로서, 실패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인식합니다. 인간이라면 당연히 실패하니까, 그때 좌절하지 않는 것이 그녀의 최고 장점이죠. 그 진리를 엘리자베스의 삶을 통해 몸소 보여주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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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가장 믿어주고 사랑해줄 사람은, 바로 나
“그녀는 다른 이들처럼 교육받지도 못했고 경험이 많지도 않았다. 자격만 없는 게 아니라 논문 수도 부족했고, 동료 연구자, 재정 지원, 수상 경력도 없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한 가지는 분명히 알았다. 자신은 대단한 일을 이룰 가능성이 있었다. 누군가는 위대한 업적을 이룰 운명을 타고나기 마련이고, 자신 역시 바로 그런 사람이었다.”_본문 중에서
임신해서 해고될 때 그렇다면 임신시킨 남성도 똑같이 해고되느냐고 묻고, 인종차별이 편견임을 DNA의 동일성에 의거해 설명하는 엘리자베스는 지극히 합리주의적인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런 그녀도 '자기 자신'에 대해서만큼은 맹목적으로 믿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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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렇게 생각하는 데에는 남들이 인정할 만한 가시적 근거랄 게 없었어요. 엘리자베스는 실제로 사회가 인정하는 학위나 여타 자격 요건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경험적으로 자신은 똑똑하고 항상 노력해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죠. 그리고 그 노력이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고요.
여러분은 모든 사람이 너는 해낼 능력이 없다고 부정할 때도 자신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을 수 있나요? 엘리자베스 남들이 무슨 말을 하든 자신을 믿었습니다. 뻔하지만 지키기 가장 어려운 지침이죠. 엘리자베스가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는 실패와 상실에도 당당할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강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삶의 역경을 마주했다면, 그래서 용기가 필요하다면 합리주의와는 거리가 먼, 자신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과 근자감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한 삶의 태도를 보여주는 엘리자베스의 이야기가 담긴 『레슨 인 케미스트리』도 함께면 더욱 좋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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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치 없음'의 다른 이름, '소신'
사회성 부족은 흔히 결점으로 여겨지지만, 저는 자신만의 무기를 가지고 있다면 이 또한 장점이자 매력이 된다고 생각했어요. 엘리자베스는 상대가 뭐라고 하든 자기 논리만 펴는데다가, 대다수의 사람들이 내심 어떤 행동을 원하는지 몰라서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습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눈치가 없었기 때문에 목표를 향해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었어요. 캘빈이 유명한 화학자인 것을 알고도 다짜고짜 비커를 빼앗아왔고, 「6시 저녁 식사」를 둘러싼 알력과 방송가의 법칙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았기 때문에 소신껏 방송을 이끌 수 있었죠. 만약 그녀가 매우 사회적인 데다 온갖 눈치를 보는 사람이었다면 이 영웅담이 존재했을까요? 저는 엘리자베스가 눈치라고는 없는 인간이라서 아주 다행이고, 이 이야기는 캐릭터의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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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매력적인 캐릭터의 이야기가 10월 13일, 애플TV 드라마로 공개됩니다. 「캡틴 마블」의 브리 라슨이 엘리자베스 역을 맡아 공개 전부터 높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요. 어떤가요? 여러분이 상상하는 엘리자베스의 모습과 비슷한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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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릭터의 승리는 '엘리자베스'만의 이야기가 아니랍니다
『레슨 인 케미스트리』에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정말 많이 등장해요. 그중 한 명을 꼽으라면, 저의 최애는 월터 파인입니다. 1권 첫머리에 등장해서 어리벙벙한 매력을 뽐내는 남자요. 그는 방송가의 센 사람들 사이에서 늘 기를 못 펴고, 자신의 의견을 밀어붙여 성공한 경험도 없죠. 하지만 그에게는 엘리자베스의 스타성과 재능을 알아보는 안목이 있었어요. 임원들이 기존의 방식을 강요할 때도 그녀의 방식을 보호하고 존중했고요. 누군가의 가치를 알아보고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해준 월터야말로 능력자라고 생각해요. 그가 책임자가 된 뒤 자신의 우유부단한 성격 탓에 방관자의 위치에 서왔음을 느끼고 스스로 변화하고자 하는 대목도 좋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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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자베스와 닮은 그녀, 보니 가머스
『레슨 인 케미스트리』는 출판사로부터 무려 98번의 거절을 당했다고 해요. 그렇지만 99번째 도전 끝에 거둔 성과는 실로 놀라웠습니다. 데뷔작 사상 최고의 선인세인 한화 23억에 계약되었고, 영미에서 정식 출간 전 원고만 공개했는데도 여러 나라가 판권을 수입하며 떠들썩해졌죠. 99번의 도전은 작가가 숱한 실패에도 굴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엘리자베스처럼 조정과 야외 수영을 즐겨 한다고 해요. 역시 모든 일의 근본은 체력인가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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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슨 인 케미스트리』와 함께 하면 좋은 추천 메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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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계 최초, 여성 '체스' 챔피언의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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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과 함께 자주 언급되는 드라마 「퀸스 갬빗」입니다. 주인공 베스 하먼은 끊임없는 자기 의심과 실패를 딛고 체스 챔피언이 되어요. 그녀는 자립하기를 어려워하는 인물인데요, 천재임에도 불구하고 어렸을 때부터 신경 안정제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무형의 두려움에 시달리곤 해요. 고아로 자라며 겪은 불안과 외로움도 그녀의 자기 의심을 키웠고요. 양어머니가 죽고 외로움에 직면한 뒤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일삼기도 해요. 하지만 그녀의 천재성을 사랑한 사람들의 도움으로 건강한 삶을 되찾아 갑니다.
여성 영웅의 이야기는 언제나 짜릿해요. 그녀가 겪는 편견과 차별을 인구의 반절이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한편으로 인생에는 여성으로 태어난 것보다 더 큰 위험들이 이미 많이 도사리고 있으니 성별에 얽매일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든답니다.
─ 오늘의 chef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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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설보다 더 소설같은,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실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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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인 케미스트리』를 읽으며 내내 머릿속에 떠오르던 영화가 있었으니, 바로 「히든 피겨스」입니다. 저와 같이 이 영화를 떠올린 몇몇 독자분들이 계셔서, 반가운 마음이 들기도 했는데요.
「히든 피겨스」는 1960년대 NASA에서 편견과 차별을 이겨내고 주요 임무를 수행했던 흑인 여성들의 실화를 담은 작품입니다. 시대적 배경도 그들이 처한 상황도, 그리고 한계를 극복해나가는 태도까지도 두 작품 속 주인공들은 너무나 닮아있어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는 건, 그만큼 『레슨 인 케미스트리』가 그 시대의 현실을 잘 반영했다는 뜻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함께 본다면, 주인공들이 한계를 극복해나가는 그 통쾌함이 두 배가 될 거예요.
─ 오늘의 editor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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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슨 인 케미스트리』 속 문장들을 맛보며, 우리가 무엇이 될 수 있는지 생각해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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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 P. 281
석관에 그림을 새긴 예술가는 한 번도 한눈판 적이 없었을까? 실수로 염소 대신 독사를 그렸던 적은 없었을까? 만약 그랬다면 실수한 걸 그대로 놔두었을까? 분명히 놔두었겠지.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삶이란 바로 그런 게 아니겠는가? 끝없이 일어나는 실수에 끊임없이 적응하는 게 삶이다. 그래, 엘리자베스는 그 점을 알아야 했다.
🔖2권 P. 90
"나쁜 일을 겪었을 때 대처하는 제일 좋은 방법이 뭔지 아니?"
그녀는 귀에 꽂은 연필을 더듬으며 말했다.
"나쁜 일을 거꾸로 원동력으로 삼는 거야. 나쁜 일에 사로잡히는 걸 거부하렴. 맞서 싸우렴."
🔖2권 P. 236
"자신에 대한 의심이 들 때마다,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이것만 기억하십시오. 용기는 변화의 뿌리라는 말을요. 화학적으로 우리는 변화할 수 있게 만들어진 존재입니다. 그러니 내일 아침 일어나면 다짐하십시오. 무엇도 나 자신을 막을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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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슨 인 케미스트리』 리커버,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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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인 케미스트리』는 곧 엘리자베스의 캐릭터와 카리스마 있는 표정을 전면에 내세운 새로운 표지의 리커버판으로 출간될 예정인데요.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잠시도 기다릴 수 없어!' 하시는 분들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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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호 '역사가 아직 내게 가르쳐주지 않은 것들' 편에서 역사를 다양한 측면에서 소개하는 책들을 소개했는데요, 이후 흥미로운 뉴스가 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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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에 따르면 홍범도 장군을 주제로한 도서들이 최근 '역주행'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홍범도 평전'의 판매량은 한 달 만에 47배나 늘었을 정도라고 해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쓴 유홍준 교수님은 이런 말을 남기셨죠. '사랑하면 알게 된다' 이번 계기로 더 많은 우리 역사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네요. 역사에 대한 관심을 해소하고 싶은데, 어떤 책을 먼저 보면 좋을지 고민된다면, 1BITE가 추천한 역사 관련 도서들을 먼저 만나보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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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야기, 맛있었나요?
아래 링크를 통해 이번 호 맛 평가도 하고 여러분의 생각도 들려주세요. 글을 남겨주신 분들 중 3분에게 『레슨 인 케미스트리 1(리커버)』를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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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슨 인 케미스트리』 가상 캐스팅! 만약 『레슨 인 케미스트리』가 한국 드라마화 된다면 어떨까요? 엘리자베스 조트 역을 비롯해 각 역할에 어울릴 것 같은 배우, 여러분의 PICK을 알려주세요. (사진 속 여배우가 아니라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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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자베스와 작가 보니 가머스를 보고 있으면 쉽게 포기하고 말았던, 돌이키고 싶은 여러 실패의 경험에 대해 떠올리게 됩니다. 여러분은 지난 실패의 경험 중, 어떤 것을 다시 도전해보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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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BITE 13호 예고⌛
스릴러인 줄 알았는데 SF였던 책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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