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배우 류승범 편을 보셨나요? 류승범 씨가 아내와의 일화를 들려주었는데요. 늘 그림을 그리는 아내에게 류승범이 물었죠. “왜 그림을 그려?” 아내는 이렇게 대답했어요. “어린아이들은 다 그림을 그려. 자기표현을 그림으로 하는 거지. 단지 너는 멈췄고, 나는 멈추지 않았을 뿐이야.” 류승범 씨 아내의 말처럼, 누군가는 어릴 적 예술가의 모습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계속 간직하면서 살아가는 것 같아요.

조원재 작가님도 예술가의 모습을 잃어버렸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작가님은 미술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경영학을 전공하는 평범한 대학생이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미술에 대한 본능적인 끌림으로 독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고, 그곳에서 돈을 벌어 유럽 전역의 미술관을 순례했습니다. 그때 다시 찾은 예술을 향한 순수한 시간들은 <방구석 미술관>을 만드는 원동력이 되었고요.

(정희승, <Work in Progress(작업 중)>, 2020년)

“세상의 모든 사람은 예술가다.

삶의 모든 행위는 예술가다.

그러니 예술을 하자.”

─ 2013년 9월 11일 메모

2013년 작가님이 남긴 짧은 메모인데요, 작가님은 이 화두를 잊지 않고 쭉 이어왔고『삶은 예술로 빛난다』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번 책을 통해서 작가님이 고민해온 우리 안의 어릴 적 예술가를 깨우는 비밀들, 더 나아가 우리 삶을 예술로 만드는 비밀들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듯한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아요.

매일 반복되는 삶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 나태함의 숨은 진실은 무엇인지, 살면서 한번은 왜 방황을 해야 하는지, 평범한 일상을 어떻게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지, 더 나아가 ‘자기 자신으로 고유한 삶’을 어떻게 살아갈 수 있는지 등의 이야기를 통해,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에 대한 자기만의 답을 내리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면에서 『삶은 예술로 빛난다』는 ‘삶’과 ‘예술’을 다룬다는 점이 『방구석 미술관』과 닮았지만, 전작은 ‘예술’의 비중이 크고 예술가의 삶에 대해 주로 이야기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예술’을 매개로 우리 삶에 대해 이야기하지요. 그래서 다 읽고 나면 ‘삶’이 남는다고 할 수 있어요.

🎇 삶의 길을 찾기 위한 등불이 되기를

(크리스토 & 잔 클로드, <포장된 퐁네프>, 1975~1985년)

근데 저는 그래서 좋더라고요. ‘효율성’이 미덕인 현대 사회에선 바보 같은 짓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냥 이 모든 과정을 진심으로 즐기고 의미 있게 바라본 그들이 진정한 예술가라고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보통 작품은 ‘소장’과 ‘소유’에 의미를 두기도 하는데, 그들의 작품은 그저 모두가 즐기고 기억 속에 남는다는 것도 인상 깊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분들이 인생에서 스스로에게 의미 있는 게 무엇인지를 알고 그것을 진심으로 즐길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에게 꼭 소개하고 싶은 책 속 문장이 있어요.

“당신의 ‘살아 있는 두 눈으로 하나하나, 천천히, 살며시 뜯어보며 살펴보자. 하나하나, 천천히, 살며시. 이 그림을 그린 이에게 온전히 공감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한번 상상해 보자. 화가가 선을 어떻게 그리고 있나? 왜 그렇게 표현했을까? 화가가 색을 어떻게 쓰고 있나? 왜 굳이 저런 색을 사용했을까? 화가가 이 ‘선과 색의 다발’로 당신을 향해 강렬하게 시선을 던지고 있는 지점은 어디이며, 그것은 무엇일까? 그것이 당신의 감정의 특정 지점을 건드리는가? 혹시 난생처음 느껴보는 독특한 감정은 아닌가? 그 감정으로부터 어떤 생각의 물꼬가 트이는가? 그것을 감지할 수 있는가? 그것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가? 그렇게 음미할 수 있는가? 그것이 곧 ‘있는 그대로의 당신’이다. 그렇게 당신 자신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표현하고, 또 분출하는 것. 그렇다. 이것이 예술이다.”

─ 『삶은 예술로 빛난다』 중에서

당신에게 『삶은 예술로 빛난다』가 등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막막하고 희미한 세상에 이 책이 삶의 길을 찾는 등불이 되기를, 더 나아가 독자분의 삶이 밝고 환하게 빛나기를 바라봅니다.